나는 사회 안에서 괴물적으로 여겨지는 존재들에 관심을 가져왔다. 선과 악, 인간과 비인간,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적 구도 속에서 추한 존재로 규정되거나 인간 사회에 해를 끼치는 유해 생물로 낙인찍힌 것들이 내 작업의 중심을 이룬다. 도시에서 유해한 생물로 취급되는 집비둘기, 한국 사회에서 혐오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황소개구리와 뉴트리아의 이야기를 마주할 때마다 나는 이들이 어떻게 타자화되어 가는지에 마음이 동요된다. 

이들은 인터넷 속에서 유희의 대상이 되어 납작하게 이미지로 축소되고, 밈으로 박제된다. 또는 정의를 내세운 유튜버들의 잔혹한 희생 의식의 재물이 되어 끊임없이 가상의 구천을 떠돈다. 그러나 나는 매끄러운 스크린을 넘어서 바깥의 세계를 다시 떠올린다. 그곳에서 내가 마주한 새와 개구리, 그리고 뉴트리아는 변덕스러운 계절의 날씨를 온몸으로 견디며 먹이를 먹고 짝을 짓는다. 인간의 경계를 걷어내고 바라본 생물들의 일과는 잔잔한 물결처럼 평온했다. 

나에게 삶이란 외부 세계에서 보여지는 나와 내면의 자아가 충돌하는 지점들로 가득하다. ‘불안과 행복’, ‘생존과 죽음’, ‘군중과 고독’, ‘혼란과 질서’, ‘해체와 조합’─ 서로 대비되는 것들이 양립하며 부딪히는 그 경계에서 나는 작업을 시작한다. 수집하고 기록했던 것들을 호출하고, 조각-조각 나눠, 새롭게 배열한다. 겉보기에 무관해 보이는 장면들이 하나의 화면에 모여들어 경계를 허물고 뒤엉킨다. 이렇게 우연하게 결합한 장면들을 페인팅으로 재구성하며, 서로 상반되는 이미지들이 충돌할 때 만들어내는 이질적인 긴장감을 드러낸다. 

이렇게 나의 작업은 타자로서 재현되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기존의 맥락에서 떼어내어 재구성하는 시도이다. 뉴스 보도사진과 각종 광고, 인터넷 밈, 온/오프라인상을 떠도는 이미지들을 소환하여 파편화하고 새롭게 조합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맥락을 가진 이미지들이 조각난 채로 뒤섞여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내기를 바란다. 작품 속 장면들은 하나의 시점에 고정되지 않고 여러 시점으로 분산되며, 밝은 색상은 이질적 이미지들의 판타지를 극대화 하여 화면 밖으로 다층적인 감각을 전달하고자 한다.  / 2024. 12